가상자산 과세 두 달 앞두고 유예 공방…국회, 11월 법안 심사 주목

종합브리핑 | 김은정  기자 |입력

배준영 의원, 과세 폐지·유예안 11월 2일 조세소위 상정 제안 해외 거래정보·손실 이월공제·거래소 전산 인프라 등 쟁점 민주당도 거래소 간담회 열어 의견 청취…유예 여부 검토 중

배준영 국회의원
배준영 국회의원

2027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를 놓고 국회 논의가 다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과세 시행일까지 두 달가량 남은 가운데 국내외 거래소 간 과세 형평성, 투자 손실 공제, 거래 자료 확보와 전산 시스템 구축 등을 둘러싸고 폐지·유예와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논의가 맞서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지난달 31일 더불어민주당에 가상자산 과세 폐지안과 유예안의 조속한 심사를 촉구했다. 배 의원은 11월 2일 조세소위원회에 관련 법안을 상정하자고 제안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시행 시점이 가까워진 만큼 심사를 미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거래소 과세 형평성·손실 공제 문제 제기

배 의원이 제기한 쟁점 가운데 하나는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사이의 과세 형평성이다. 국내 거래소는 거래 내역을 국세청에 제출하는 체계가 마련되고 있지만, 해외 거래소나 개인 간 거래는 소득을 파악하고 검증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게 배 의원의 지적이다. 이 같은 차이가 국내 거래소 이용자에게 부담을 집중시키고 투자자금의 해외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 손실의 이월공제 문제도 거론했다. 한 해 손실을 본 뒤 다음 해 수익을 일부 회복하더라도 이전 손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누적 투자 결과와 과세 기준 사이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배 의원은 금융투자소득세가 폐지된 상황에서 가상자산 소득에 별도 과세를 먼저 시행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도 국회 차원의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정보분석원과 금융감독원의 실태조사 자료를 인용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 가능 계정이 올해 6월 말 기준 1,117만 개를 넘었고, 이 가운데 약 863만 개는 보유금액이 100만 원 미만이라고도 지적했다. 소액 보유 계정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과세 제도의 미비가 일반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거래소 시스템 구축 기간도 시행 전 점검 과제

과세 행정의 준비 수준 역시 쟁점이다. 배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국세청 관련 고시가 확정된 뒤 거래소가 과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최소 6~9개월이 필요하다는 업계 의견이 제기됐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국세청과 거래소의 준비 상황을 공개하고, 제도 미비로 인한 피해가 투자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른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2027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과세 제도는 2020년 도입이 결정된 뒤 시행 시기가 세 차례 연기됐으며, 2024년 12월 법 개정으로 현재 일정이 정해졌다. 국세청은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한다는 현행 제도를 안내하고 있다.

민주당도 업계 의견 청취…유예 여부 결론은 미정

더불어민주당도 과세 시행을 앞두고 업계 의견을 듣는 등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정책위원회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지난 10월 30일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해외 거래정보 확보, 과세 인프라, 투자자 부담 등에 관한 의견을 청취했다.

간담회 뒤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과세 유예 여부와 관련한 쟁점을 1~2주 안에 점검하고 결론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서는 과세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제도·인프라 보완을 위해 시행을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당 차원의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

배 의원은 국민의힘이 과세 폐지안과 유예안을 발의한 만큼 조세소위에서 정식으로 심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유예에 반대하더라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논의는 과세 여부뿐 아니라 해외 거래 정보의 확보 수준, 손실 반영 방식, 납세 자료 제공 체계와 거래소 전산 준비 등을 함께 다루는 사안이다. 시행 일정이 유지될지, 추가 유예나 제도 보완이 이뤄질지는 향후 국회 법안 심사와 여야 협의 결과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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