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혐오 현수막 규제’ 조례안, 선거 앞두고 여야 ‘충돌’

의정브리핑 | 차우진 이효영  기자 |입력

도병두 의원 “무분별한 비방·혐오 막아야” vs 고영찬·장규권 의원 “선거 전 보류” 연간 철거 민원 2만 건 달해… 표현의 자유와 도시 미관 사이 갈등 지속

도병두 금천구의원
도병두 금천구의원

서울 금천구의회가 거리 곳곳에 난립하는 정당 현수막과 혐오 표현 광고물을 규제하기 위한 조례 개정을 추진했으나, 선거를 앞둔 시점과 맞물려 여야 의원 간의 견해차로 진통을 겪고 있다.

금천구의회는 지난 9일 열린 제259회 임시회 제1차 복지건설위원회에서 도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독산2·3·4동)이 발의한 ‘서울특별시 금천구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심사했다.

이번 개정안은 정당 및 집회 현수막의 설치 기준을 명확히 하고, 허위 사실이나 혐오 표현 등 청소년 정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현수막에 대해 ‘옥외광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신속히 정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영찬 금천구의원
고영찬 금천구의원

심사 과정에서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기의 부적절성’을 들어 강하게 반발했다. 고영찬 의원(국민의힘·가산동·독산1동)은 “소수 정당 입장에서는 현수막이 유일한 정책 홍보 수단”이라며 “선거가 다가오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이번 회기에는 보류하고 선거 후에 다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장규권 의원(국민의힘·시흥1·4동) 역시 “동 경계가 모호한 우리 구 특성상 개수 제한(동별 2개) 적용이 어렵고, 선거를 앞두고 현수막 게첨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며 보류 의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조례를 발의한 도병두 의원은 상위법령 준수와 주민 보호를 강조했다. 도 의원은 “현재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가 손댈 권한이 거의 없어 명예훼손이나 혐오 표현이 담겨도 방치되고 있다”며 “행안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최소한의 기준을 정비하자는 것이지 특정 정당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엄샛별 금천구의원
엄샛별 금천구의원

엄샛별 위원장(더불어민주당·시흥2·3·5동)은 “현수막 관련 철거 민원이 연간 2만 건에 달한다”며 “정치가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규범을 만드는 것은 의원의 책임”이라고 강조하며 국민의힘 측에 재고를 요청했다.

김용술 의원(더불어민주당·독산2·3·4동) 또한 “혐오 표현의 기준을 세우기 위한 심의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 왔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여야 간 의견이 2대 2로 갈리며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잠정 정회됐다. 이후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며 부결됐다.

도시 미관과 보행 안전을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충돌하면서, 선거철을 앞둔 자치구들의 ‘현수막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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