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버려지던 도서 2만 권 재활용한다… ‘무상 배부’ 기준은 숙제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도서관 조례 개정안 상임위 통과… 폐기 도서 민간 시설·단체 등 지원 근거 마련 엄샛별 위원장 “개인 무상 배부, 선거법 등 논란 우려”… 구 “세부 지침 마련할 것”

금천구청 전경
금천구청 전경

서울 금천구에서 해마다 폐기되던 2만여 권의 도서가 앞으로는 지역 사회에 재활용될 전망이다. 다만, 공공 자산인 도서를 개인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선거법 위반이나 특혜 논란을 막기 위한 정교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

금천구의회는 지난 9일 열린 제259회 임시회 제1차 복지건설위원회에서 구청장이 제출한 ‘서울특별시 금천구 도서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그동안 파손이나 노후화로 도서관에서 폐기되어 단순히 ‘폐지’로 매각되던 도서들을 민간 사설 도서관이나 시설, 단체, 그리고 개인에게 무상으로 배부할 수 있는 근거를 담고 있다. 금천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폐기된 도서는 연평균 약 2만 5,000권에 달하지만, 이를 매각해 얻는 수익은 연간 100만 원 안팎에 불과해 자원 재활용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심사 과정에서는 무상 배부 대상에 ‘개인’이 포함된 것을 두고 의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엄샛별 위원장은 “개인에게 무상 배부하는 근거가 조례에 들어가는 순간, 배부 대상의 제한이 사라져 자칫 선거법 위반이나 공유재산 관리법 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취약계층 등으로 대상을 한정하거나 명확한 기준을 조례에 담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안희진 문화체육과장은 “정보 접근이 어려운 장애인이나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게 우선 지원하려는 취지”라고 답했고, 장미순 문화환경국장은 “조례는 재활용이라는 큰 차원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며, 걱정하시는 부분은 ‘폐기 도서 운영 지침’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세부적으로 관리하겠다”고 해명했다.

고영찬 의원은 역발상으로 수익성 제고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고 의원은 “단순 폐기 대신 고서적이나 가치가 있는 도서는 필요한 개인에게 유상으로 매각해 구 수입을 올리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위원회는 정회 끝에 구청 측의 ‘세부 운영 지침 마련’ 약속을 전제로 조례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번 조례 개정으로 도서 자원의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지만, 향후 구청이 내놓을 배부 지침이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설계될지에 지역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댓글 작성

本文不提供所選語言版本,正在顯示原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