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규 칼럼] 도시의 변화, 주민의 삶도 함께 나아가고 있는가

오피니언 | 홍석규  기자 |입력

산곡·청천동 재개발 이후 주민 생활환경 개선과 도시의 완성도에 주목 생활 편의시설 확충부터 교통·주차 문제까지 변화한 생활권에 맞는 기반시설 필요 신규 주거단지와 기존 지역의 조화로 주민 일상이 함께 나아지는 도시 조성

홍석규 부평캐슬앤더샵퍼스트 입주자대표 회장
홍석규 부평캐슬앤더샵퍼스트 입주자대표 회장

산곡동과 청천동은 지난 몇 년간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노후 주택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익숙했던 동네의 모습도 크게 달라졌다.

오랜 시간 이 지역의 변화를 지켜봐 온 사람으로서 새로운 주거환경이 조성되고 도시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바라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도시의 모습이 달라지는 만큼 그곳에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도 함께 나아지고 있는가?

도시개발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과정이 아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개선하고 더 나은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재개발사업은 건물이 완공되고 입주가 시작되면서 하나의 결실을 맺는다. 그러나 그곳에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그때부터 새로운 일상이 시작된다.

새로운 주거환경에 적응하고, 달라진 생활권 안에서 필요한 시설을 이용하며, 주변 지역과 하나의 도시를 이루어 가는 과정은 입주 이후에도 계속된다. 건물의 준공이 도시개발의 중요한 이정표라면, 주민들의 삶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은 도시가 완성되어 가는 또 하나의 과정일 것이다.

산곡동과 청천동은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새로운 주거단지가 형성되었고, 이에 따라 지역의 인구 분포와 생활환경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주민들이 유입되고 생활권이 변화하면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과 서비스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걸맞은 생활 편의시설과 도시 기반시설이 충분히 마련되고 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가까운 곳에서 쇼핑과 문화생활을 즐기고, 가족과 함께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주민들의 삶의 질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늘날 생활 편의시설은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문화와 여가, 휴식이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생활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 가족이 가까운 곳에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시설,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장소 역시 도시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러한 공간들이 생활권 안에 적절하게 마련된다면 주민들의 생활 편의는 물론 지역 상권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기보다 자신이 살아가는 지역 안에서 다양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제는 산곡동과 청천동을 넘어 부평구 전체의 생활권을 고려한 상업·문화·여가시설의 확충에 대해서도 보다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교통 문제다.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주민들의 이동 경로와 교통 수요에도 변화가 발생한다. 기존 도로와 교통체계가 이러한 변화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지는 주민들의 일상과 직결되는 문제다. 특히 세월천사거리와 산곡역사거리 등 주요 교차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이 출퇴근 시간대에 느끼는 교통 불편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통 정체는 단순히 이동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며,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정주 만족도와도 연결될 수 있다. 상가 주변의 주차 문제 역시 함께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상업시설을 이용하는 차량의 주차 수요가 충분히 수용되지 못할 경우 도로변 주정차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차량 통행과 보행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각각 별개의 현상처럼 보이지만, 결국 변화하는 도시의 생활 수요에 기반시설이 얼마나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는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주거단지가 늘어나고 생활권이 변화하는 만큼, 주민들의 이동과 생활 편의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교통 문제의 해결 역시 단순히 도로를 넓히는 것만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 주요 교차로의 신호체계와 교통 흐름을 면밀히 살펴보고, 대중교통의 효율적인 운영과 상업지역의 주차환경 개선 등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변화할 도시의 모습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일이다. 도시의 생활환경은 한 번의 개발사업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주민들의 생활방식은 달라지고, 인구구성과 이동 수요, 필요한 생활시설 역시 변화하게 된다.

그렇기에 지금 나타나는 불편을 개선하는 노력과 함께 앞으로 지역에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예측하고 준비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좋은 도시계획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일상까지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새로운 주거단지와 기존 지역의 조화로운 발전이다.

도시의 변화는 새롭게 조성된 주거단지 안에서만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새로운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과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온 주민들은 서로 다른 주거환경에서 생활하지만, 결국 같은 도로를 이용하고 같은 상권과 생활시설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따라서 새로운 주거단지의 발전이 주변 지역의 생활환경 개선으로 이어지고, 기존 원도심이 가진 생활 기반과 지역의 특성이 새로운 주거환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도록 살펴야 한다.

새롭게 이주해 온 주민들에게는 편리한 생활환경을,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온 주민들에게는 더 나은 정주 여건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의 발전은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기존의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함께 성장할 때 더욱 의미가 깊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개발사업의 성과를 넘어 지역 전체를 바라보는 종합적인 도시계획과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도시의 발전을 평가하는 기준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많은 아파트가 들어섰는지, 얼마나 높은 건물이 세워졌는지도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얼마나 편리함을 느끼고 있는지, 가족과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은 충분한지, 이동과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도시의 경쟁력은 건물의 숫자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고, 머물고 싶어 하며, 다음 세대까지 살아가고 싶은 도시가 될 때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산곡동과 청천동의 변화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새로운 주거환경이 만들어 낸 변화가 주민들의 일상에 더 많은 편리함과 여유를 가져오고, 기존 지역과 새로운 주거단지가 함께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제는 주거환경의 변화를 넘어 주민들의 일상이 함께 발전하는 도시로 나아가야 할 때다.

도시를 만드는 것은 건물이지만, 도시의 가치를 완성하는 것은 결국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글 : 홍석규
- 부평캐슬앤더샵퍼스트 입주자대표 회장
- 산곡북초 학교운영위원장
-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도시개발정비전공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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