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희 인천시 정무부시장 “복지예산 확대 넘어 전달체계 개편해야”…인천형 복지 재설계 제안

종합브리핑 | 박찬엽  기자 |입력

2027년 보건·복지·고용 예산 289조 원…정부 지출 대비 비중은 하락 중앙정부는 소득보장, 지방정부는 지역 맞춤형 서비스 맡는 ‘2층 복지체계’ 구상 현금성 복지사업 전수 분석·행정비용 점검…재정분담과 취약계층 보호가 과제

남영희 인천시 정무부시장
남영희 인천시 정무부시장

남영희 인천시 정무부시장이 중앙정부의 보편적 소득보장과 지방정부의 지역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결합하는 ‘2층 복지체계’를 제안했다. 복지예산의 절대 규모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복지사업의 신청·심사 절차와 행정 전달체계를 개선해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로 재원을 연결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남 부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복지 예산 289조, 비중은 왜 줄었나’라는 글에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의 복지재정 구조를 짚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재설계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 부시장이 제시한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 전체 지출은 820조9,000억 원으로 올해보다 12.8% 증가했다.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은 264조4,000억 원에서 289조 원으로 9.3% 늘었다. 그러나 정부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3%에서 35.2%로 1.1%포인트 낮아졌다.

복지 분야 예산이 증가하더라도 전체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남 부시장은 예산 총액뿐 아니라 기존 재원의 활용 방식과 복지서비스 전달체계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금성 복지사업 심사 부담 줄이고 현장 대응 강화

남 부시장은 기초생활보장과 기초연금, 아동수당, 장애인 지원 등 현금성 복지사업마다 소득·재산 기준과 신청 절차가 달라 행정 인력이 자격 심사와 서류 검증에 상당한 시간을 투입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복지행정의 효율성을 높여 확보한 인력을 위기가구 발굴과 방문 돌봄, 긴급 지원 등 현장 중심 업무에 재배치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복지제도의 운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실제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찾아가는 행정 역량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남 부시장은 중앙정부가 전국 공통의 소득보장 기반을 마련하고,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설계하는 2층 복지체계를 제안했다. 중앙정부는 거주지와 소득·재산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을 담당하고, 지방정부는 지역별 인구구조와 생활환경에 따른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원도심·신도시·도서지역별 복지 수요 반영

이 같은 구상은 원도심과 신도시, 도서지역이 공존하는 인천의 복지 수요와도 연결된다. 원도심에서는 고령층 방문 돌봄과 위기가구 발굴, 신도시에서는 아동 돌봄과 맞벌이 가구 지원, 강화·옹진 등 도서지역에서는 의료·교통 접근성 개선이 주요 과제로 거론될 수 있다.

전국 공통의 소득보장 기반 위에 지역별 서비스를 더하는 방식은 지역 여건에 따라 복지서비스를 세밀하게 설계할 여지를 넓힐 수 있다. 다만 보편적 기본소득을 도입한다고 해서 기존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이 자동으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맡을 사업의 범위와 재정분담 구조를 함께 조정해야 지방재정 부담 완화라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재원 확보와 기존 복지급여의 조정도 과제다. 남 부시장은 현금성 복지사업의 통폐합,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 조세체계 개편 등을 재원 마련 방안으로 제시했다. 월 10만 원과 월 50만 원의 기본소득은 필요한 재정 규모에 큰 차이가 있는 만큼 현실적인 지급 수준을 설정하고 재정 여건에 맞춰 단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는 기존 취약계층의 소득보장 수준이 낮아지지 않도록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 통합이나 급여 조정이 이뤄질 경우 수급 대상과 급여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하고, 제도 변경에 따른 불이익을 막을 보완책도 검토해야 한다.

현금성 복지사업 전수 점검부터…인천형 모델 구체화 과제

남 부시장은 정책 검토의 출발점으로 현금성 복지사업의 정확한 실태 파악을 제안했다. 국회가 2027년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현금성 복지사업 전체 목록과 사업별 심사 인력, 행정비용 등의 자료를 확보해 사업 간 중복 여부와 개선 가능성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기존 복지제도의 성과를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줄이고, 확보한 재원을 시민에게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하려면 사업별 비용과 효과를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향후 인천형 복지체계로 구체화하려면 인천시와 11개 군·구의 기존 복지사업, 지역별 복지 수요, 국가와 지방정부 간 재정분담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보편적 소득보장과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결합하는 구상이 실제 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행정 효율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재원 조달 방식과 기존 제도와의 관계, 현장 서비스 확충 계획을 얼마나 구체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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