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연의 자치와 인천] 청라소각장, 폐쇄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기획·특집 | 김미연  기자 |입력

청라·서해구 주민에 대한 실질적 보상과 지원 선행돼야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상생 특별회계 설치로 지원 제도화 필요 폐쇄·이전·현대화 등 열린 논의는 행정 신뢰 회복 이후에

청라광역생활폐기물소각장
청라광역생활폐기물소각장

청라소각장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폐쇄 시기와 대체 시설이 쟁점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오랜 시간 소각장과 함께 살아온 주민들의 피해와 부담에 대해 행정은 무엇을 했으며, 앞으로 무엇을 돌려줄 것인가.

청라소각장은 인천의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특정 지역 주민들이 감내해 온 부담을 상징한다. 도시 전체에 필요한 시설이라면 그 부담 역시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 공공의 필요를 이유로 일부 지역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된다.

인천 서구의원으로 재직하면서 의정자유발언 등을 통해 청라소각장 문제 해결을 꾸준히 요구했다. 주민지원협의체 위원으로도 활동했고, 현재는 청라소각장 소통위원회 위원으로 주민과 행정 사이의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절실히 느낀 것은 시설의 존폐를 둘러싼 논쟁만으로는 주민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구재용 서해구청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청라소각장 폐쇄를 공약했다. 그러나 공약 이행에 앞서 그동안 부담을 감내해 온 청라 주민을 비롯한 서해구민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과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 과거의 피해를 외면한 채 미래의 협조부터 요구한다면 행정에 대한 신뢰를 얻기 어렵다.

앞으로 생활폐기물 처리 문제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2026년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에 따라 안정적인 처리체계 마련이 시급해졌다. 민간업체에 의존하는 방식만으로는 공공성과 장기적인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생활폐기물 처리는 지방정부가 책임지고 계획해야 할 공공서비스이며, 시설 운영으로 발생하는 부담도 제도적으로 분담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칭 ‘폐기물처리시설 주변지역 상생 특별회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해 생활환경 개선, 환경 영향 조사, 지역 기반시설 확충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 지원 대상과 재원, 집행 절차를 명확히 하고 주민이 계획과 집행 과정에 참여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특히 청라와 서해구에는 과거의 부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필요하다. 보상 계획과 이행 일정, 재원 조달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이를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이어가야 한다. 행정의 약속이 실천으로 증명될 때 주민의 신뢰도 회복될 수 있다.

그 토대 위에서 청라소각장의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 폐쇄와 이전뿐 아니라 시설 현대화, 최신 오염 저감 기술 도입 등 다양한 대안을 열어 두고 객관적인 검증과 주민 참여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정한 결론을 미리 정하기보다 주민의 안전과 권리, 도시 전체의 처리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청라소각장 문제는 단순히 시설을 없애거나 유지하는 문제가 아니다. 공공의 필요와 주민의 권리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관한 과제다. 과거의 부담에 대한 보상으로 신뢰를 회복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 청라소각장의 해법은 행정의 일방적인 결정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찾아야 한다.

김미연 전 인천 서구의원
김미연 전 인천 서구의원

글 : 김미연 전 인천 서구의원
- 제8,9대 인천 서구의원
- 인천충북도민회 사무국장
- 전 청라소각장 주민지원협의체 위원
- 전 인천 서구의회 폐기물 현안 해결과 서구주권확보 특별위원장
- 전 문화예술교육 정책연구회, 문화도시 연구단체 대표의원
- 전 복지도시 서구 정책포럼 대표의원, 사회복지사, 평생교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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