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원도심 문화유산 주변의 중복 고도제한을 조정해 건축 규제를 합리화한다. 지구단위계획으로 건축물 높이를 관리하는 지역에 별도의 문화유산 고도제한까지 적용되는 문제를 개선해 주민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추진 여건을 넓히겠다는 취지다.
인천시는 도시지역 내 시지정문화유산 주변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가운데 지구단위계획구역과 중첩되는 15곳을 대상으로 규제개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시지정유산 26곳 중 중복 규제가 적용되는 15곳으로, 면적은 총 35만7124㎡다. 축구장 약 50개 규모다.
지역별로는 제물포구 8곳, 미추홀구 2곳, 계양구 5곳이다. 제물포구의 구 제물포구락부와 구 인천우체국, 인천 홍예문, 인천 내동 성공회 성당, 옛 일본 은행 건물 3곳 등이 포함됐다. 미추홀구에서는 인천도호부 관아와 인천향교, 계양구에서는 부평도호부 관아와 부평향교, 계산동 은행나무 등이 대상이다.
핵심은 문화유산과의 거리에 따라 보존 기준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다. 문화유산과 가장 가까워 직접적인 보존 영향이 큰 1구역인 개별검토구역은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 반면 상대적으로 영향이 낮은 2구역인 고도제한구역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건축물 높이 수준에 맞춰 허용기준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조정안이 적용되면 구 인천우체국 주변 등 원도심 일부 지역의 건축물 높이 제한은 기존 11~17m 수준에서 최대 26m까지 완화될 수 있다. 다만 이는 확정된 기준이 아니라 향후 타당성 검토와 심의 등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인천시는 규제 조정이 문화유산 보존 기준을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식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핵심 역사경관과 문화유산 인접 구역은 현행 기준을 유지하고, 보존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구역을 중심으로 건축 허용기준을 현실에 맞게 조정한다는 것이다.
시는 허용기준이 조정되면 관련 행정절차도 간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축 허용기준을 지구단위계획과 일원화하면 개별 문화유산위원회 심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행정 처리 기간이 약 3개월 줄고, 심의 비용 등 민간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은 2026년 11월 시 문화유산위원회 사전검토를 시작으로 타당성 검토용역에 들어간다. 2027년 상반기에는 주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하반기에 최종 조정안을 마련해 심의와 고시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장은미 인천시 문화유산과장은 “도시계획과 문화유산 보존기준이 중복 적용되며 시민 불편이 누적된 지역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문화유산의 가치는 보존하면서 시민 재산권 보호와 원도심 활성화가 조화를 이루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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