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디장학회 149억·일시차입금 181억…제물포구·영종구 갈등 격화

종합브리핑 | 박찬엽 ,  이지현  기자 |입력

장학기금 배분 기준 놓고 충돌…제물포구 “사전 협의 부족”, 영종구 “합의 이행해야” 181억원 차입금 분담도 이견…인천시, 채무 분담 범위·비율 조정 방침 인현동 화재 참사 보상 책임 공방…제물포구, 유가족 면담·3자 협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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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으로 옛 중구가 제물포구와 영종구로 나뉜 뒤 재산·채무 승계와 과거 사고의 보상 책임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월디장학회 기본재산 배분과 181억원 규모의 일시차입금 분담, 인현동 화재 참사 보상 문제가 핵심 쟁점이다. 양측은 기존 합의의 해석과 책임 범위를 놓고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영종구는 13일 공식 입장을 통해 제물포구가 행정체제 개편 과정에서 합의한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제물포구는 당초 합의와 법적 근거,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토대로 사안별 책임과 분담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월디장학회 기본재산 149억원 배분…기준 놓고 이견

양측의 갈등이 가장 첨예한 사안은 옛 중구의 월디장학회 기본재산 배분이다.

지난해 9월 26일 열린 제물포구 출범 공동실무협의회에서는 월디장학회를 영종구가 승계하되, 장학기금 배분 기준은 추후 협의해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이후 월디장학회 이사회는 24세 이하 인구 비율을 기준으로 전체 기본재산 149억원 가운데 영종구에 128억원, 제물포구에 21억원을 배분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영종구는 해당 연령대 인구의 86%가 영종구에 거주한다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배분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제물포구는 양측의 실질적인 사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배분 기준이 결정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제물포구 측은 최근 3년간 장학금 수혜자 비율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이 기준을 적용하면 제물포구 배분액은 55억원으로 늘어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주무관청인 인천시교육청은 제물포구 측이 이사회 의결 내용을 수용하지 않으면서 월디장학회와 동구장학재단의 신설 자치구 승계 절차를 보류한 상태다. 장학기금 배분 기준에 대한 이견이 재단 승계 절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영종구는 제물포구의 입장이 당초 합의와 이사회 의결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제물포구는 추후 협의를 거쳐 기준을 정하기로 한 합의가 실질적으로 이행됐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1억원 일시차입금…채무 성격·분담 근거 공방

옛 중구가 차입한 181억원의 일시차입금도 양측이 맞서는 사안이다.

영종구는 해당 자금이 보조금 반납과 잉여금 감소 등으로 법정 경비를 충당할 재원이 부족해 신한은행에서 빌린 돈이라며, 지방자치단체 운영에 필요한 경비를 충당한 공적 채무인 만큼 제물포구도 분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물포구 역시 차입금 일부를 사용한 만큼 책임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 영종구의 주장이다.

제물포구는 지난 3월 인천시·중구·동구가 참여한 제물포구 출범 공동실무협의회의 자금승계 합의를 근거로 반박하고 있다. 당시 합의에는 행정체제 개편에 따른 신설 자치구의 재정 부담을 방지하기 위해 일시차입금 발생을 지양하고, 승계자금이 부족하더라도 신설 자치구 간 추가적인 자금 조정이나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담겼다는 설명이다.

제물포구는 개항동 행정복지센터 신축과 인천종합어시장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등에 필요한 채무 31억원은 승계했다고 밝혔다. 다만 181억원의 차입은 행정체제 개편을 불과 11일 앞두고 이뤄진 만큼 차입 필요성과 금액의 적정성, 자금 사용 내역을 확인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시차입금은 예산에 편성된 지출에 필요한 자금이 일시적으로 부족할 때 차입하고, 해당 연도 수입으로 상환하는 제도다. 이번 사안은 차입금의 성격뿐 아니라 기존 자금승계 합의가 신설 자치구 간 분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쟁점이다.

관련 분담 문제에 대해서는 인천시가 직권 조정에 나서 지방자치법에 따라 연내 채무 분담 범위와 비율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인현동 화재 참사 보상 책임도 이견…유가족 협의 추진

인현동 화재 참사 보상금 문제에서는 보상 주체와 비용 분담 범위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영종구는 사고 발생지가 제물포구 관할이고 관련 보상 조례도 제물포구가 승계한 만큼 보상 책임은 제물포구에 있다는 입장이다. 담당 공무원의 소속이 영종구로 바뀌었다는 이유로 보상금 분담을 요구해 후속 절차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제물포구는 법률자문 결과 이번 사안이 일반적인 채권·채무 승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검토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상 책임과 분담 문제를 단순한 업무 승계로 판단하기보다 법적 근거와 책임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제물포구는 이달 중 유가족 면담을 추진하고 인천시·영종구와 3자 협상을 통해 종합보상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영종구와의 보상금 분담 문제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양측의 입장은 세 사안 모두에서 엇갈린다. 영종구는 행정체제 개편 당시의 합의와 행정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반면, 제물포구는 사전 협의 절차와 법적 책임의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영종구 관계자는 “중구 원도심의 땅과 재산, 세수만 챙기고 그에 따른 채무와 의무는 외면하겠다는 행태”라고 비판하며 제물포구에 합의 이행과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제물포구 관계자는 “행정체제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현안은 당초 합의의 취지와 관련 법령을 존중하고, 충분한 협의와 객관적인 검토를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민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피해자와 유가족의 입장을 고려하면서 각 사안의 책임과 역할을 명확히 해 합리적인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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