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로 부모와 분리된 아동 925명, 아동수당은 학대 부모 계좌로

종합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2025년~2026년 8월까지 925명에 14억8천만원 지급…1인당 500만원 이상도 68명 615명은 보호자 변경 결정 한 번도 없어…보호조치 후에도 기존 지급체계 유지 보호자 변경까지 중간값 185.5일…복지부 “부서 간 정보 연계 미흡”

허종식 국회의원
허종식 국회의원

학대행위자인 부모와 분리된 아동 925명에게 보호조치 이후에도 아동수당이 부모 계좌로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호조치 정보와 아동수당 지급 정보가 제대로 연계되지 않으면서 아동을 생활공간에서는 부모와 떼어놓고도 급여 지급에서는 기존 보호자 정보를 유지한 행정 공백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아동수당 수급자 정보 및 학대 관련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25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아동수당 수급자 가운데 분리보호 조치 이력이 있는 아동은 1,802명이었다.

이 가운데 학대행위자인 부 또는 모가 아동수당 보호자로 등록된 적이 있는 아동은 1,458명이었다. 이 중 925명(63.4%)은 분리보호 조치가 내려진 이후에도 학대행위자인 부모의 계좌로 아동수당이 지급됐다.

이 기간 부모에게 지급된 아동수당은 모두 14억8,372만5,000원이었다. 아동 1명에게 500만원 이상 지급된 사례도 68명에 달했다.

특히 925명 가운데 615명(66.5%)은 분리보호 이후에도 학대 부모에서 다른 보호자로 아동수당 보호자를 변경하는 결정이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에게 보호조치 이후 지급된 아동수당은 11억2,320만원이었다.

보호자가 변경된 경우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보호자 변경일이 분리보호 조치일 이후인 228명을 분석한 결과, 보호조치부터 보호자 변경까지 걸린 기간의 중간값은 185.5일, 약 6개월이었다. 1년 넘게 기존 보호자 변경이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56명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아동을 실제 생활공간에서 부모와 분리하는 보호조치와 아동수당 지급을 관리하는 행정 절차가 별도로 작동하면서 발생했다. 분리보호 사실이 급여 지급 담당 부서에 제때 전달되지 않으면 보호조치와 현금급여 지급 대상이 서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보호조치만 받은 아동 552명을 제외하고 보호조치나 피해아동보호명령을 받은 사례만 별도로 분석해도 같은 문제가 나타났다. 해당 아동은 373명이었으며, 보호조치 이후 학대 부모 계좌로 지급된 아동수당은 6억4,494만5,000원이었다. 이 가운데 242명은 보호자 변경 결정이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220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급액은 4억2,146만원이었다. 이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97명·1억5,055만5,000원, 인천 69명·9,581만원, 서울 67명·9,620만원, 경남 62명·8,799만5,000원 순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현행 법령상 아동수당 지급 관리를 위해 학대피해아동 보호조치 정보를 연계할 수 있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아동학대 대응 부서와 아동수당 지급 부서 사이의 정보 연계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쟁점은 보호자 변경 권한의 유무보다 보호조치가 발생했을 때 그 사실이 아동수당 지급체계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전달되느냐에 있다. 지자체장이 보호자를 직권으로 변경할 수 있는 제도가 있더라도 관련 정보가 급여 담당 부서에 전달되지 않으면 실제 지급 과정에서 기존 정보가 유지될 수 있다.

허종식 의원은 “학대로 아이를 부모와 분리해 놓고도 아이 몫의 아동수당은 학대 부모 계좌로 계속 들어간 셈”이라며 “보호자를 바꿀 수 있는 제도가 있어도 수당 지급 부서가 분리보호 사실을 모르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호조치 정보가 아동수당 지급에 곧바로 반영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미 지급된 사례도 전수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자료는 아동학대에 대한 보호조치와 복지급여 관리가 별개의 행정 절차로 운영될 경우 보호조치 이후에도 기존 보호자에게 급여가 지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보호조치 발생 시 아동수당 보호자 정보를 자동 점검하거나 별도 확인 절차를 두는 등 부서 간 정보 연계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제도 개선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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