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허정미 부평구의원, AI 조례 놓고 정면충돌…‘매년’ 명시 두고 공방

의정브리핑 | 이효영  기자 |입력

허정미 “주민이 조례만 보고도 알 수 있어야” 김동규 “상위법 반복은 입법 경제상 실익 없다” 시행계획부터 개인정보·AI 오류 책임까지 조례 세부내용 놓고 연이어 이견 논의 중 위원장 “정회 후에 하시죠”…조례안은 원안 가결

왼쪽부터 허정미, 김동규 부평구의원
왼쪽부터 허정미, 김동규 부평구의원

부평구의회에서 인공지능(AI) 행정지원플랫폼 조례안을 놓고 의원 간 공방이 벌어졌다. 시행계획을 조례에 구체적으로 적을지를 두고 김동규 의원과 허정미 의원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논쟁이 이어졌다.

부평구의회 행정복지위원회는 8일 김동규 의원이 발의한 ‘인천광역시 부평구 인공지능행정지원플랫폼 및 데이터 기반 행정 구현에 관한 조례안’을 심의했다.

허정미 의원이 먼저 문제를 제기한 부분은 조례안 제5조의 시행계획이었다. 허 의원은 상위법에 시행계획 수립 근거가 있더라도 조례에는 ‘매년’이라는 주기를 명확하게 적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전년도 추진실적과 당해연도 계획, 예산, 전문인력 교육 등을 시행계획에 포함하고 매년 점검하는 내용이 주민에게도 명확하게 드러나야 한다고 했다. 상위법을 직접 찾아보지 않아도 조례만으로 행정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알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이에 김동규 의원은 상위법에 이미 규정된 내용을 지방 조례에서 반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상위법이 시행계획 주기를 변경할 경우 조례까지 다시 고쳐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이번 조례가 별도의 부평구 계획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위법에 따른 시행계획에 부평구가 필요한 사항을 추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허 의원의 지적에 대해 “애매모호하지 않다”라고 맞받았다.

허 의원은 다시 주민 입장에서 조례를 읽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민들을 위해서” 조례를 만드는 만큼 주민이 조례 내용만 보고도 시행 방식과 책임 주체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두 의원의 논쟁은 시행계획에 그치지 않았다. 허 의원은 AI가 행정문서 작성이나 민원 처리에 활용될 경우 잘못된 정보와 개인정보 유출, 편향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AI가 행정업무를 지원하더라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져야 한다는 원칙을 조례에 보다 분명히 담아야 한다고 했다.

플랫폼 구축 방식과 비용도 허 의원이 확인을 요구한 내용이다. 부평구가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는지, 행정안전부 등에서 추진하는 공통 AI 기반을 활용하는지에 따라 비용과 관리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부평구는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공통 AI 기반을 활용할 경우 연간 약 1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챗GPT나 제미나이 등 민간 AI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행정자료가 어떤 방식으로 처리되는지 구 차원에서 관리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나왔다.

허 의원은 우수사례를 평가할 때도 AI를 사용했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업무시간과 예산이 얼마나 줄었는지, 주민 서비스가 개선됐는지, 오류는 얼마나 발생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플랫폼이 새로운 거대언어모델을 직접 개발하는 사업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국가 공통 기반이나 기존 AI 기술에 부평구의 행정자료와 업무지침, 민원 사례 등을 연결해 실제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것이 조례의 취지라고 밝혔다.

의원 간 논의가 이어지자 윤구영 위원장은 정회를 선포했다. 허 의원은 이후 조례 자체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의회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나타냈다.

조례안은 AI 행정지원플랫폼 구축·운영, 데이터 관리, 공무원 교육, 관계기관 협력, 우수사례 공유·포상 등의 근거를 담고 있다.

위원회는 별도의 수정 없이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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